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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3.30 오늘
- 2016.03.13 어느덧 열번째 봄
- 2015.03.24 중간 어딘가 쯤
- 2015.02.02 감사 2
- 2015.01.30 기억
- 2015.01.12 이것저것 해먹고 산다
- 2015.01.04 편지
- 2014.12.27 오늘 꾸고 싶은 꿈
- 2014.12.18 개똥철학
- 2014.12.11 미래에 대한 이야기 2
어느덧 열 번째 봄이 온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듯이, 내가 공부해 온 이곳도 많이 변했으며, 내 외적인 것 뿐만 아니라, 내 내면의 많은 것들도 바뀌어 왔다. 나의 20대는 이곳에서 흘러 갔으며, 이번 봄은 내 20대 마지막의 봄이다.
내가 쓴 글귀에 이런 말이 있었다. "푸르름 속을 쏜살같이 지나간다." 이 말을 썼던 그 때, 나는 반신반의로 저 문구를 썼다.
20대의 절반 조차도 지나지 않던 때, 과연 시간은 지금보다 더 빨리 흘러갈 것인가?
결과적으로, '시간이 빨리 흘렀다.' 라고 할 순 없다. 그저, 일상속에 묻혀 흐름을 자각하지 못할 뿐이었다. 의미 있는 하루와, 없는 지루한 하루가 엉키고 설켰다. 그리고 그 기억할 수 없는 것들이 내가 느끼는 시간의 속도를 뻥튀기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하는 능력이 점점 더 감퇴 하면, 더 빨리 시간이 흐른다고 느끼겠지.
지금 이 시간, 나는 일년만에 나를 돌아본다. 지난 일이년 뿐만 아니라 십년을 돌아본다. 강렬한 감정부터 떠올려 본다. 사람의 기억이란, 씨앗부터 시작된 큰 덩굴 과도 같은 것이어서, 한 번에 모든것들을 볼려고 하면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없다. 씨앗과 같이 핵심이 되는 사건을 찾고, 줄기를 쫓아 가듯이 인과를 따라가다보면, 어느덧 내 자신이 신기해 할 정도로 자세한 것들을 기억해 낼 수 있지 않을까? 열번째 봄 이전은, 작은 사건들이 나에게 강렬한 감정들을 주었고 내면의 많은 변화를 겪은 시기로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미래의 나를 생각해 본다. 최근의 5년은 나의 거취에 있어 매우 정적이라면, 앞으로의 5년은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다. 행복도, 고난도 어디서 언제 오는지 알 수 없다. 아마, 외부로부터 큰 자극들이 많이 몰려올 것이다. 나는 그 앞에 있다.
3미터짜리 줄자에 적힌 눈금의 중간 어딘가 쯤. 한 1미터 10센치미터 정도를 잡았다. 처음에 삶을 가늠하기 위해 펼쳐들어 뽑아낸 줄자의 길이는 짧디 짧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젠 청춘을 어느 정도 삼킨 길이가 되었다. 아직도 작은 줄자통안에 감겨 있는 양은 많지만서도. 내가 잡은 줄자의 위치처럼, 삶은 앞도 뒤도 아득한 중간의 어딘가 쯤에 찍혀있다.
이쯤되면 사는 것은 별거 아닌 것들의 연속으로 느껴지면서도, 가끔씩 당황하게 하는 일들이 일어난다. 매일이 꼭 새롭고 즐거운 삶도 아니지만, 가끔씩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 날 당황케한다. 별거 아닌 행동들이나 갑작스러운 일이 일어 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깊게 생각한다. 내 삶을 내가 움직일 수 있는가? 아니면 어쩔 수 없이 거대한 풍파에 휩쓸리는가? 내가 가늠한 삶의 성공과 실패에 따라 삶의 원동력에 대한 답은 끊임없이 바뀐다.
내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는 변수는 참으로 많다. 거기엔 내 자신도 포함된다. 나는 한때 대단한 것을 꿈꾸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하며, 책임감을 강조하며 꼰대가 되다시피 열심히 무언갈 하다보니 나름 튀어보기기도 한다. 그러므로 삶은 완전히 주체적이지 않으며 또한 완전히 의존적이지도 않다. 남탓 내탓이 아니라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고. 특별한 사건도 순간순간에 나와 나를 둘러싸고 있는 관계들의 조합에 의해 결정된다. 거기엔 나, 남 모두 포함된다. 남 탓 할 필요도 없고 내 탓 할 필요도 없을 것이 그냥 그렇게 흘러간다. 또한, 남 탓 내 탓 다 해가면서 흘러간다. 좋은 일도 마음 속 깊이 자부하고 감사하며, 나쁜 일도 내 탓 남 탓 하는데 많은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지금쯤, 삶에 있어 내 기억과 기록들을 조금 더 소중히 느낄 수 있는 때가 아닐까 한다.
관계가 가까울 수록,
사소한 말 한마디와 행동에 참 많은 감정들이 왔다갔다한다.
직설적으로 가시 돋힌 말에 상처입기도 하고,
내가 무심한 표현으로 서운한 일을 만들기도 한다.
작은 표현 하나에
상대도 나도 감정이 왔다갔다 한다는 것은
서로를 그만큼 가깝고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증거다.
그 소중한 마음에 왠지 사소한 것에도 감사한 것들이 느껴졌다.
같이 나누어 먹은 버터크림빵이 맛있어서 감사했고,
(의도가 그런진 몰라도) 내가 좋아한다고 했던 민트초코를 챙겨서 갖다 준 것도.
이 말을 아끼고 싶지 않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생각보다 세월은 빠르게 간다.
일상의 아기자기한 기억들은 기록해 두지 않는 한
머리속 어딘가에 잠시 머물다 숨는다 (또는 도망간다).
한밤중에 가만히 기억을 곱씹다보면,
숨어있는 기억거리를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다.
뇌가 모든것들을 기억하지 않는 이유라 생각한다.
그래도 기억이 나지 않으면 답답할 따름이니,
더욱더 메모가 절감해졌다.
뜻밖의 메모거리 가계부.
돈을 아낄 수 있어 가계부가 도움이 되는것도 있지만,
돈쓴 걸 통해 내가 무엇을 했는지 기억을 할 수 있더라.
토요일날 장을 봤다.
소금, 고춧가루, 라면, 감자, 당근, 쪽파, 꽁치통조림, 마늘, 카레가루
감자칼, 식칼, 락앤락용기 등등
지영이랑 장을 보았고, 룸메랑 카레를 해먹었다.
언젠간 데이트가 아니라 일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장보기.
몇 년만에 직접 해보는 요리.
기숙사 이사를 하면서 공용공간에 부엌이 생겼고,
부모님이 다녀오신 뒤로 부턴 밥솥 등 해먹을 때 필요한 가재도구가 생겼다.
미국에서 아파트 생활을 할 때 이후로 2년만에 밥을 해먹을 수 있는 환경이 생겼다.
몇 년 전만에도 라면 이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미국 생활 이후로 이래저래 간단한 요리들은 해먹을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더 이것 저것 할 수 있는것들이 많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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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일에 있어 요 몇년 간 정체하다시피 더디게 발전해서 걱정이었다.
하지만 필요한 것들을 무언가는 배우고 있다. 하나로 콕 집을 순 없지만.
일의 슬럼프를 푸는 열쇠는
일 이외의 것들이라도 배운걸 인지하고
수고한 내 자신을 다독여주는 것부터 출발하는 데 있다.
P.S. 데이트 마지막에 노래방은 갈걸 했다.
피곤하긴 했지만 뭔가 아쉬웠음.
뭘해도 같이 있는건 즐거우니까 후회는 없다.
밥먹기 전에 아메리칸 셰프본건 신의 한 수.
덕분에 엄청나게 저녁식사를 갈망했고
멕시칸 레스토랑에서 먹은 부리또랑 칠리 감자튀김은 꿀맛.
편지
2015. 1. 4. 01:31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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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카톡하다가 이모티콘을 생각나는 데로 눌렀다.
(야옹)(구름)(잠)(카톡)(꽃)
고양이 구름위에 올라 잠을 자니
꿈속에서 말을 하고 꽃이 되었더라
하고 찾은 그림
졸린다 ㅎㅎ
자려했다가 아래 만화를 보고 생각난 게 있어서 까먹기 전에 쓴다.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537990&no=82&weekday=thu
노력하고 변하여 자신이 도달한 목표에,
사랑했던 사랑이 없어 아무런 의미가 없을 때 그 공허함...
참 잘 표현했다.
누군가에게 잘보이기 위한 그 겉치레는
내 안에 걸 떼다 만든거고
결국 나를 지우게 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이 중요하다.
나를 잃어 사랑하는건 사랑이 아니라 자기파괴이며,
(만화선 보여주지 않았지만) 결국 상대에게도 부담이 된다.
다형성 (Polymorphism) 이란 단어가 있다.
여러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내가 느끼는 해석은
형식의 변화는 가지면서 본질을 잃지 않는 것이다.
상대를 자신에 맞추려 들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려는 내 사람이 좋다.
나도 그러하려 노력한다.
상대의 본질은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다른 본질을 멀뚱멀뚱히 쳐다만 볼 수는 없겠지.
그 때 필요한게 형식을 맞춰보는게 되겠다.
음. 좀 더 정확한 단어를 찾자면 양립성 (compatibility)이 맞겠다.
맞추는게 아니라 공감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간다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다 써놓고 보니 개똥철학. 똥똥똥얍.
그래도 내 블로그니까 남이 보기에 똥이든 금이든
내 생각을 정리해서 올린다.
왠지 남은 둘째치더라도 나중에 내가 봤을 때라도 알아보기 위해선
좀 더 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
잠이 오지 않아 오늘의 일기를 적는다.
아팠다. 오전엔 이불을 뒤집어 쓰고 열심히 자서 그런지 어느정도 회복이 되었다. 그녀가 걱정이 되었는지 얼굴을 보면 어떨까 해서 늦은 점심에 만났다. 먹으라고 준 귤은 매우 맛있었다. 마음이 이뻤고, 요근래 피곤해보이고 힘들어 보여 걱정이 좀 되었다.
간단히 브런치로 늦은 점심을 때우고 같이 걸었다. 날씨는 매우 따뜻했고, 흐린날에 소음투성이 뿐인 산책로였지만 영일대에 거위들 울음소리에 소소하게 웃었다. 사람들이 주는 과자, 풀 구분없이 먹을것에 푹 빠진 거위 두 마리는 꽑꽑하고 울어댔고 그냥 그게 웃겼다.
수업 수강에 문제가 생겨 학점 및 학위과정이 꼬일뻔한 이야기를 하다가 보니, 어느새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나도 확실하진 않지만 내 몇년 안의 로드맵을 이야기했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함께 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서로의 미래에 있어 상대방의 무게를 충분히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좋았다.
예전엔 사랑하게 되면 누군가와 변하지 않는 해피엔딩을 만들 수 없을 것 같아 고민하고, 누군가와의 미래를 억지로 그리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사랑이란 감정은 서로의 성적 매력에 이끌려 단지 설레는 것만이 아니다. 서로간에 느낀 설렘을 지키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고됨의 다양한 형태가 사랑이다. 그러하다. 아주 예전에, 2008년인가?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읽었을 때는 이해할 수 없던 부분이다. 이 책을 다시 읽고 싶네. 읽겠다고 다짐하고 전자책을 구입하기로 결정.
저녁은 맛있는 쌈밥. 예전엔 고기에 집중했지만 고기 뿐만이 아니라 야채의 다양한 맛을 좀 더 많이 느꼈던 날이다. 구석에 있던 카페는 매우 조용했고 듣고 있던 그녀가 들려 주는 노래는 내 시야를 넓힌 느낌이다. 그루브한 어쿠스틱 피아노와 클래식에 가까운 테크니컬한 스윙재즈가 매우 맘에 들었다.
오늘은 2년동안 쓴 내 휴대폰의 약정이 끝나는 날이었다. 하여, 알뜰폰 통신사로 번호 이동을 했다. 처음으로 새 기계를 구입하지 않은 채로 번호 이동을 하였다. 지금 휴대폰의 약정이 끝나고 마땅히 유지할 만한 좋은 플랜이 없는 문제가 해결되었기 때문이다. 또, 굳이 새로 휴대폰을 사고싶다라는 욕망도 버리긴했다. 절약되는 돈을 모아서 목돈을 만들어보기로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