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대한 이야기

일상 2014. 12. 11. 02:14

잠이 오지 않아 오늘의 일기를 적는다.


 아팠다. 오전엔 이불을 뒤집어 쓰고 열심히 자서 그런지 어느정도 회복이 되었다. 그녀가 걱정이 되었는지 얼굴을 보면 어떨까 해서 늦은 점심에 만났다. 먹으라고 준 귤은 매우 맛있었다. 마음이 이뻤고, 요근래 피곤해보이고 힘들어 보여 걱정이 좀 되었다.


 간단히 브런치로 늦은 점심을 때우고 같이 걸었다. 날씨는 매우 따뜻했고, 흐린날에 소음투성이 뿐인 산책로였지만 영일대에 거위들 울음소리에 소소하게 웃었다. 사람들이 주는 과자, 풀 구분없이 먹을것에 푹 빠진 거위 두 마리는 꽑꽑하고 울어댔고 그냥 그게 웃겼다.


 수업 수강에 문제가 생겨 학점 및 학위과정이 꼬일뻔한 이야기를 하다가 보니, 어느새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나도 확실하진 않지만 내 몇년 안의 로드맵을 이야기했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함께 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서로의 미래에 있어 상대방의 무게를 충분히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좋았다.


 예전엔 사랑하게 되면 누군가와 변하지 않는 해피엔딩을 만들 수 없을 것 같아 고민하고, 누군가와의 미래를 억지로 그리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사랑이란 감정은 서로의 성적 매력에 이끌려 단지 설레는 것만이 아니다. 서로간에 느낀 설렘을 지키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고됨의 다양한 형태가 사랑이다. 그러하다. 아주 예전에, 2008년인가?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읽었을 때는 이해할 수 없던 부분이다. 이 책을 다시 읽고 싶네. 읽겠다고 다짐하고 전자책을 구입하기로 결정.


 저녁은 맛있는 쌈밥. 예전엔 고기에 집중했지만 고기 뿐만이 아니라 야채의 다양한 맛을 좀 더 많이 느꼈던 날이다. 구석에 있던 카페는 매우 조용했고 듣고 있던 그녀가 들려 주는 노래는 내 시야를 넓힌 느낌이다. 그루브한 어쿠스틱 피아노클래식에 가까운 테크니컬한 스윙재즈가 매우 맘에 들었다.


 오늘은 2년동안 쓴 내 휴대폰의 약정이 끝나는 날이었다. 하여, 알뜰폰 통신사로 번호 이동을 했다. 처음으로 새 기계를 구입하지 않은 채로 번호 이동을 하였다. 지금 휴대폰의 약정이 끝나고 마땅히 유지할 만한 좋은 플랜이 없는 문제가 해결되었기 때문이다. 또, 굳이 새로 휴대폰을 사고싶다라는 욕망도 버리긴했다. 절약되는 돈을 모아서 목돈을 만들어보기로 생각했다.

Posted by WebPeace

사이드바 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