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상 2016. 3. 30. 05:05



이별의 순간 이후도 그 마음은 오래도록 남았는가?
난 아니다 생각했고, 헌데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도 그랬고, 긴 시간은 그 "맘속으로 이별을 선언한 오늘"도 잊혀지게 했지.

누군가와 함께 사랑할 때,
익숙해지고 마음이 깊어질 즈음, 마음 한 켠에 가끔씩 드러나는 걱정이 있다.
땅속에 묻고 잊어 버린 타임캡슐 마냥, 이 사람과 쌓은 기억들도 나중에 잊혀질까봐 하는 걱정.

근데 뭐. 다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현재에 충실하고,
그 충실한 현재를 쌓아, 지금의 누군가와 미래를 바라보는거 아닐까? 뭐 그냥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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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열 번째 봄이 온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듯이, 내가 공부해 온 이곳도 많이 변했으며, 내 외적인 것 뿐만 아니라, 내 내면의 많은 것들도 바뀌어 왔다. 나의 20대는 이곳에서 흘러 갔으며, 이번 봄은 내 20대 마지막의 봄이다.


내가 쓴 글귀에 이런 말이 있었다. "푸르름 속을 쏜살같이 지나간다." 이 말을 썼던 그 때, 나는 반신반의로 저 문구를 썼다.

20대의 절반 조차도 지나지 않던 때, 과연 시간은 지금보다 더 빨리 흘러갈 것인가?


결과적으로, '시간이 빨리 흘렀다.' 라고 할 순 없다. 그저, 일상속에 묻혀 흐름을 자각하지 못할 뿐이었다. 의미 있는 하루와, 없는 지루한 하루가 엉키고 설켰다. 그리고 그 기억할 수 없는 것들이 내가 느끼는 시간의 속도를 뻥튀기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하는 능력이 점점 더 감퇴 하면, 더 빨리 시간이 흐른다고 느끼겠지.


지금 이 시간, 나는 일년만에 나를 돌아본다. 지난 일이년 뿐만 아니라 십년을 돌아본다. 강렬한 감정부터 떠올려 본다. 사람의 기억이란, 씨앗부터 시작된 큰 덩굴 과도 같은 것이어서, 한 번에 모든것들을 볼려고 하면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없다. 씨앗과 같이 핵심이 되는 사건을 찾고, 줄기를 쫓아 가듯이 인과를 따라가다보면, 어느덧 내 자신이 신기해 할 정도로 자세한 것들을 기억해 낼 수 있지 않을까? 열번째 봄 이전은, 작은 사건들이 나에게 강렬한 감정들을 주었고 내면의 많은 변화를 겪은 시기로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미래의 나를 생각해 본다. 최근의 5년은 나의 거취에 있어 매우 정적이라면, 앞으로의 5년은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다. 행복도, 고난도 어디서 언제 오는지 알 수 없다. 아마, 외부로부터 큰 자극들이 많이 몰려올 것이다. 나는 그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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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미터짜리 줄자에 적힌 눈금의 중간 어딘가 쯤. 한 1미터 10센치미터 정도를 잡았다. 처음에 삶을 가늠하기 위해 펼쳐들어 뽑아낸 줄자의 길이는 짧디 짧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젠 청춘을 어느 정도 삼킨 길이가 되었다. 아직도 작은 줄자통안에 감겨 있는 양은 많지만서도. 내가 잡은 줄자의 위치처럼, 삶은 앞도 뒤도 아득한 중간의 어딘가 쯤에 찍혀있다.


 이쯤되면 사는 것은 별거 아닌 것들의 연속으로 느껴지면서도, 가끔씩 당황하게 하는 일들이 일어난다. 매일이 꼭 새롭고 즐거운 삶도 아니지만, 가끔씩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 날 당황케한다. 별거 아닌 행동들이나 갑작스러운 일이 일어 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깊게 생각한다. 내 삶을 내가 움직일 수 있는가? 아니면 어쩔 수 없이 거대한 풍파에 휩쓸리는가? 내가 가늠한 삶의 성공과 실패에 따라 삶의 원동력에 대한 답은 끊임없이 바뀐다.


 내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는 변수는 참으로 많다. 거기엔 내 자신도 포함된다. 나는 한때 대단한 것을 꿈꾸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하며, 책임감을 강조하며 꼰대가 되다시피 열심히 무언갈 하다보니 나름 튀어보기기도 한다. 그러므로 삶은 완전히 주체적이지 않으며 또한 완전히 의존적이지도 않다. 남탓 내탓이 아니라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고. 특별한 사건도 순간순간에 나와 나를 둘러싸고 있는 관계들의 조합에 의해 결정된다. 거기엔 나, 남 모두 포함된다. 남 탓 할 필요도 없고 내 탓 할 필요도 없을 것이 그냥 그렇게 흘러간다. 또한, 남 탓 내 탓 다 해가면서 흘러간다. 좋은 일 마음 속 깊이 자부하고 감사하며, 나쁜 일도 내 탓 남 탓 하는데 많은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얼마전에 친구는 내가 생각하는데로 사는 삶의 방향이 흔들리는 것 같아 매우 힘들다고 했다. 지금쯤 우리는 삶의 방향이 충분히 흔들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삶의 목적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한 방향이지만, 우리는 어떤 생각으로 삶을 바라볼 수 있을까? 과정을 보는 삶은 어떠한가?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하나의 것을 하겠다라고 선택한 건 하나를 하겠다는 뚝심있는 의지나 새로운 것들 시도하지 못한 게으름도 아니다. 끊임 없이 선택해 온 결과이다. 내가 유일하게 자부할 수 있는건, 그 시간 동안 했던 선택의 열거, 나와 남의 얽힌 것들이며 기억 그 자체이다. 그건 내 삶의 기억이며, 줄자에 적혀진 발자취이다. 부끄럽고도 오글거리지만 시간 지나면 웃을 수 있는 나만의 기억이고, 오롯이 내 내면만이 공감할 수 있는 귀한 것이다.


 지금쯤, 삶에 있어 내 기억과 기록들을 조금 더 소중히 느낄 수 있는 때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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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일상 2015. 2. 2. 00:45

 관계가 가까울 수록,

 사소한 말 한마디와 행동에 참 많은 감정들이 왔다갔다한다.


 직설적으로 가시 돋힌 말에 상처입기도 하고,

 내가 무심한 표현으로 서운한 일을 만들기도 한다. 


 작은 표현 하나에

상대도 나도 감정이 왔다갔다 한다는 것은

 서로를 그만큼 가깝고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증거다.

 그 소중한 마음에 왠지 사소한 것에도 감사한 것들이 느껴졌다.


 같이 나누어 먹은 버터크림빵이 맛있어서 감사했고,

 (의도가 그런진 몰라도) 내가 좋아한다고 했던 민트초코를 챙겨서 갖다 준 것도. 


 이 말을 아끼고 싶지 않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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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일상 2015. 1. 30. 01:35

생각보다 세월은 빠르게 간다.

일상의 아기자기한 기억들은 기록해 두지 않는 한

머리속 어딘가에 잠시 머물다 숨는다 (또는 도망간다).


한밤중에 가만히 기억을 곱씹다보면,

숨어있는 기억거리를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다.

뇌가 모든것들을 기억하지 않는 이유라 생각한다.


그래도 기억이 나지 않으면 답답할 따름이니,

더욱더 메모가 절감해졌다.

뜻밖의 메모거리 가계부.


돈을 아낄 수 있어 가계부가 도움이 되는것도 있지만,

돈쓴 걸 통해 내가 무엇을 했는지 기억을 할 수 있더라.

Posted by Web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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