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년 4월 1일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여기보다 미묘하게 따뜻한 경주에는 아직 여물지 않은 벚꽃이 피었을 터이다. 그 미묘한 차이를 알 수 있을만큼 계절의 변화를 잘 느끼고 있었으며, 하늘도 지금보다 더 자주 쳐다보던 시절이었다. 아마 일때문에 바쁜 나날속에서도 일 이외의 것들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사람 덕분이리라. 연은 닿지 않았지만 그 사람에게 참 고맙다고 생각하는 오늘이다. 어쨌든, 나는 올해도 미묘한 계절의 변화를 확실히 느끼고 있고, 무미건조해지기 쉬운 바쁜 일상 속에서도 그 느낌을 잃지 않고 있다. 올해는 그 작년보다 심히 뭔가 빠르면서도 이상하다. 벚꽃을 유심히 보면, 아직 피지 않은 봉우리랑 지고 난 뒤에 나는 초록색 나뭇잎이 한 나무에 같이 있다. 인간으로 치자면, 어린애가 주름살을 갖고 있는 느낌이다. 만발하기도 전에 너무 따뜻해져서 꽃이 아예 피지도 않아버린건지. 뭔가 좀 많이 안타깝다.
2.
주말에는 결혼식에 갔다왔다. 내 친한 친구들중에 나랑 나이가 비슷한 사람이 정상적으로 하는 첫 결혼식이다. 친구들 모두 모여서 결혼식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저 많은 것들을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까?차차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거지만, 당연히 거쳐간다고 생각한 통과의례들이 언제나 항상 노력과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느낌이다. 그럴때마다, 그 많은 것들을 이겨내고 날 키워주신 부모님에 대해 항상 더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너무 막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겠지. 더불어, 주변 사람들이 있고 같이 도와주는 사람들은 언제나 있으니까 너무 혼자 헤쳐 나가려고 생각하면서 막막해 할 필요 없다라는 것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