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사?

일상 2014. 3. 19. 23:55

 조그마한 세미나의 연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이전부터 부담갖지 말고 한 번 해보라고 듣긴 했지만, 여유도 없고 능력도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절했었다. 무엇보다 주최하는 해당 그룹의 멤버 중의 한 명이 부담스러웠다. 이 이유가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 않은 진짜 이유다. 사실 무엇보다 큰 건, 남들 앞에서 내가 한 일을 발표하고 칭찬 받을 때의 짜릿짜릿함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서다. 누군들 안그랬겠다만, 어렸을 때 부터 칭찬 받은 걸 과하게 좋아해서 남들 앞에서 뽐내는 걸 티 많이 냈던 철없던 시절도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나는 뽐내고 싶은 내 성격을 참 오랫동안 꽁꽁 싸매서 숨겨놨다. 나를 다른 남보다 훨씬 더 가깝게 봐주었던 사람은 나의 그 본질에 대해 꿰뚫곤 했다. "너는 충분히 사회화되어 남들에게 나쁘게 보이진 않으니 본질을 고치려 들지 말라."고 다독여 주기도 했다. 하여 숨기지 않는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은 조용히 그 능력을 보인다. 뽐낸다, 감춘다가 아니다. 그냥 능력을 보일 뿐이다. 지나친 과잉겸손도 필요 없고, 못하고 그냥 그런걸 잘한다고 치장할 필요도 없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는 내 능력안에서 담담히 꾸밈없이 부르듯이, 내 일도 그렇게 가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한 일과 내 발표가 충분히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발표가 될 수 있을거라 믿기에, 내 발표를 선보인다.


 남은건 좀 더 준비하고, 한만큼 담담히 평온하게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다.

Posted by Web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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